명태 이어 오징어도 사라진 동해…56년간 수온 2도 가까이 올라
24-10-17 16:58 105회 0건

한국 연근해 평균 수온이 56년간 1.44도 올라 전 지구 평균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해에서는 수온이 1.9도나 올라, 명태가 멸종되고 오징어마저 사라져가고 있다.

13일 국립수산과학원의 ‘2024 수산 분야 기후변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1968∼2023년 56년간 전 지구 표층 수온이 0.7도 오르는 사이 한국 해역의 표층 수온은 1.44도 올랐다. 표층 수온 상승 폭은 동해가 1.9도로 가장 컸으며 서해 1.27도, 남해 1.15도 순이었다.

한인성 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장은 급격한 수온 상승에 대해 “기후변화에 따라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 강화 등 우리나라 주변을 둘러싼 대규모 기단들의 변화가 극심한 데다 저위도에서 오는 따뜻한 해류의 열 수송도 많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근해 중에서도 동해의 수온 상승 폭은 서해의 1.5배나 됐다. 동해 내에 과거 찬물 해역이던 곳이 따뜻한 물 해역으로 바뀐 여파인 것으로 분석된다.

수온 상승에 따라 동해에서는 과거 ‘국민 생선’으로 불리던 명태의 씨가 마르고 오징어는 어획량이 급감했다.

명태는 연간 어획량이 1980년대에는 10만t이 넘었지만 지난 2007년 이후 1∼2t에 불과할 정도로 희귀해졌다가 2019년부터 어획이 전면 금지돼 러시아산에 의존하는 중이다. 

 

오징어는 2000년대에는 연평균 20만t 정도 잡히다가 지난해에는 역대 최저인 2만3000t까지 줄어 ‘금징어’라고 불릴 만큼 가격이 올랐다.

수온 상승은 어업 생산량에도 타격을 줬다. 우리나라 연근해 어업 생산량은 1980년대 평균 151만t 수준에서 2000년대 116만t으로 급감했고 2020년대에는 93만t으로 지속해 감소하는 추세다.

국내에서 많이 잡히는 어종도 바뀌고 있다. 수산과학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대부터 살오징어 어획량이 급감했고 멸치와 고등어도 감소하거나 정체 상태다. 반면 주요 난류성 어종인 방어, 전갱이, 삼치는 지난 40년간 어획량이 꾸준히 증가했다.

수산과학원은 제주 연안에서 수온 상승에 따라 아열대성 어종의 종수, 개체수, 밀도 모두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미 제주도 내 수산물 시장에서 아열대 어종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는 국립수산과학원이 표층 수온을 관측하기 시작한 1990년 이래 우리나라 해역의 연평균 수온이 가장 높은 해였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앞바다가 앞으로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산과학원은 2100년까지 우리 바다 수온이 시나리오에 따라 1∼4도 상승하는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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