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후쿠시마 원전사고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면 오염수에 함유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가 4~5년 뒤 제주해역에 유입되기 시작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다만, 한국 해역의 배경농도(현재 상태에서의 기본 농도)의 100만분의 1에 못 미치는 저농도로는 방류 2년 뒤 해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16일 제주에서 열린 한국방재학회 학술발표대회에서 이런 내용의 후쿠시마 오염수 속 삼중수소 확산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다. 삼중수소가 인체의 디엔에이(DNA)를 구성하는 수소자리에 들어가게 되면 헬륨으로 변하면서 디엔에이에 영향을 미쳐 세포 사멸, 생식기능 저하 등 인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국내 영향에 대한 국책연구기관 공동 시뮬레이션 결과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정부가 2021년 4월 해양 방류를 결정한 뒤 이런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이전 문재인 정부와 현 윤석열 정부는 모두 “국책연구기관들이 분석 모델을 더 고도화해 실시할 것”이라는 취지로 대응해 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해 말까지 고도화 작업을 마친 분석 모델을 활용해 나온 것이다.
연구 결과를 보면, 일본 동쪽에 위치한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방출되는 오염수 속 삼중수소는 강한 쿠로시오 해류에 의해 대부분 동쪽으로 이동해 미국 서해안까지 이동하면서 북태평양 전체에 확산된다. 한반도 쪽 유입은 해류 흐름이 약해 느리게 진행된다. 삼중수소가 제주 해역에 유입되는 시기는 방출이 시작되고 4~5년 뒤로 분석됐다. 한반도가 일본과 가까이 있지만, 태평양 연안보다 방출 오염수 영향을 받는 시기가 늦어지는 것은 해류 영향으로 바닷물이 일본 동쪽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한반도는 일본 서쪽에 위치해 있어 태평양 쪽으로 확산이 어느 정도 이뤄진 뒤, 영향권에 놓인다.
[출처]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07995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