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제주 제주시 오등동에 위치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연구소 안에 자리한 하우스에는 대표적인 아열대 과일 중 하나인 새빨간 용과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용과는 보통 고온건조한 환경에서 잘 자라는데, 최근 지구온난화로 국내 날씨가 점점 따뜻해져 연구소에서 시범 재배를 하고 있었다. 또 다른 아열대 과일인 파파야, 올리브 등도 하우스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국가 연구기관인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는 기후변화에 맞춰 아열대 작물 재배 기술을 개발하며 농가에 재배 기법 등을 전수하고 있었다.
한현희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연구관은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우리나라 국토의 11% 정도는 이미 아열대 기후권”이라며 “최악의 경우 2050년에는 면적의 55%가량이 아열대 기후권에 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미 아열대 과수의 재배면적은 5년 전보다 80% 넘게 늘었다.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열대 과수의 재배면적은 약 221ha였다. 2018(약 117ha)과 비교하면 88.9% 증가한 규모다. 아열대 과일을 재배하는 농가 역시 지난해 기준 707가구로, 5년 전(426가구)보다 66% 늘었다.
기후변화에 따라 아열대 작물을 재배하는 농가가 늘어나는 만큼 연구소에서는 강수량, 평균 기온 등을 바탕으로 키위 등 14개 작물의 미래 재배 적지가 2100년까지 어떻게 변할지 지도를 제작하고 있다. 특히 제주의 대표 농산물인 감귤은 재배 한계선이 제주에서 남해안과 강원 해안 지역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